2025년 11월 21일 금요일 오후 1시 30분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펫티즈’에서 출발


중고등학교를 등하교할 때 오르내렸던 학교 앞에는 가끔 교내 현수막이 달려있었다. 그러나 늘 딴 세상 이야기인듯 나와는 상관없어 보였다. 그 내용은 늘 지저분하든 복잡하든 한 단어로 축약되어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을 것 같다.
연희104고지 전적비를 보고 나니 이 역시 실제 일어난 내용의 극히 일부일 뿐이겠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잔잔하고 고요했다.
‘연희104고지 전적비’는 2000년대 후반에 갓 스무살이 되어 처음 올랐다. 연희동에 살던 친구의 제안으로 지도없이 표지판만 보고 하염없이 올랐던 기억이 난다. 가도 가도 끝이 없게 느껴졌고, 왜 이렇게까지 거기를 가야하나 싶었지만 친구 제안을 거절하기 미안하여 끝까지 갔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땀을 뻘뻘 흘려가며 전적비에 도착하여 기념 촬영을 하였을 때 투박한 비석 하나가 서있었고, 나름 의미를 담은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글씨가 빨간색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간 비석은 나름 웅장하였고 주변은 처음 가본 장소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전과 다르게 쉽게 올랐던 이유였을까 조금 아쉬웠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넓고 완만하게 조성된 듯했다. 예쁘게 조성되기 전에 갔던 예전에 느꼈던 헐떡임이 연희104고지 전투를 조금이나마 가깝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결론내리기로 했다.
전적비가 있다는 그곳에 오르면 왼쪽에 있는 비석보다는 오른쪽에 있는 설명을 먼저 가보게 된다. ‘무적해병’이라고 되어 있는 화려한 색에 끌려간 것인지, 설명을 먼저 본 뒤에 비석을 보려는 모범적인 순서를 위함인지, 오른쪽이 좀 더 익숙한 탓인지 설명대에 서서 처음 보게 되는 것은 ‘6.25 전쟁 해병대 작전’이라는 제목의 작전 흐름도이다.


6.25전쟁 이라는 사건보다는 해병대가 한국전쟁에 언제부터 참여하였는지 위주의 내용으로 보였다. 해병대는 1949년에 창설하자마자 ‘제주도 주둔’으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의문은 여기부터 시작되었다.
전쟁이 시작된 1950년 6월 25일 이전부터 해병대의 활동이 시작되었다면 1949년부터 발생한 사건이 6.25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의 그 배경부터 살펴보기로 하였다. 연희104고지 전적비 설명대에 적힌 대로 해병대는 왜 제주도 주둔을 6.25 전쟁 작전의 시작이라고 보았을까.

